정갑신 목사(예수향남교회) 막연히 이름만 들었던 분에게 마음이 크게 끌린 것은 1986년이었습니다. 다니던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한 기회에, 그가 거의 홀로 책임지고 만들었던 <성서조선>을 조금씩 꺼내 보면서였습니다. 이 학교에 <성서조선>이 다 있었구나... 하는 감탄으로 시작된 독서였습니다. 그리하여 <김교신, 신앙의 반 사각화에 관하여>라는 작은 아티클을 적어 후배들이 만드는 논문집에 기고하기도 했었습니다. 이제 거의 35년을 지나, <자-신학화 포럼>이라는 모임에 참여하면서 다시 그를 만나는 중, 이번에는 그의 일기만 따로 모은 책을 통해 그의 삶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일기 중 두 세 날이 마음에 남다른 느낌이나 생각으로 남았습니다. 그가 그런 날들 사이를 지나며 살았다는 게 기쁩니다. 내가 어디에 있고 또 있고자 하는지.. 그리하여 어디로 향할 때 어떻게 행할 수 있겠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고마운 분의, 삶의 속살이었습니다. 1938년 10월 2일(일요일) 비 날 밝기 전 청량리역으로 향하다. 귀경하시는 모친님을 맞기 위하여. 역에서 입장권 파는 이가 불친절하고 불성실하여 말다
최영우 대표(㈜도움과나눔) 나의 갱년기와 우울 나는 아버지와 남자인 나에게도 갱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두 아이가 중고등학생 시기에 나는 갑자기 몸이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얼굴에 화기가 가득 차고 자주 버럭버럭 화를 내고 참지를 못했다. 아이들에게 화를 폭발한 적도 있었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전문의를 찾았다. 선생님은 내가 스트레스를 견디는 둑의 높이가 현저히 낮아졌다고 하셨다. 3개월 동안 병원을 방문했고 약물치료를 받았다. 주치의는 약 외에 3가지를 권하셨다. 1. 모든 어려움을 아내와 상의하라 2. 하루에 30분 이상은 멍 때리는 시간을 만들라 3. 운동을 시작하라. 나는 경상도 사람에다가 매우 주도적인 사람이다. 아내에게 고민거리를 시시콜콜 이야기하지 않았다. 해결할 수 없는 자녀 문제와 사업상 고민은 답이 생길 때까지 혼자서만 끙끙 앓았다. 답과 결론만 이야기하는 스타일이었다. 해결책이 없는 문제도 아내와 나누면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답이 아니라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부의 대화라는 것이 나를 많이 자유롭게 했다. 멍 때리는 시간과 운동은 내게 안식과 생각의 단절이라는
얼마 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를 만나 대화를 나눌 때였습니다. 젊은 예비 신부가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후회가 많다고 해서 살짝 놀랐습니다. 어떤 결정을 해도, 하기 전에 망설이고, 하면서 후회하고, 하고 나서도 후회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한 젊은 엄마에게서도 비슷한 말을 들었습니다. 아이들을 초등학교까지 키우면서 ‘내가 그때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했어야하는데’ 뒤늦은 후회가 많다고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최선을 다하고 있고, 좋은 삶을 위해 지나칠만큼 노력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이토록 불안과 후회가 많을까요? 몇 년 전 TED에서 ‘부모들에게 행복은 아주 높은 목표’라는 강연을 봤습니다. 뉴욕 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이고 <부모로 산다는 것>의 저자인 제니퍼 시니어의 흥미로운 강연이었습니다. 오늘날 부모들이 어떤 세대보다 자녀들을 위해 더 노력하고 있음에도 행복하지 않고 불안과 후회가 많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행복은 그 자체를 목표로 할 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높은 가치를 추구할 때 따라오는 부산물이라는 겁니다. 행복을 목표로 하는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시대는 너무나 손에 잡기
서지현 사모(가정의 힘 사무국장)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 태어난 아이들을 불안한 세상에서 지켜내는 것, 나아가 약간 이끌어준다는 것은 한 인간이 이루어낼 수 있는 최고의 업적이라고 확신한다.” 유대계 독일 문학가 프란츠 카프카의 말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부모님 대부분은 이 말에 동의했던 거 같다. 그러나 요즘 세대들은 결혼과 가정, 자녀 출산 앞에서 손익계산서를 더 열심히 두드린다. ‘이 결혼이 나에게 정말 이익일까? 괜히 결혼해서 나만 손해 보고 경쟁에서 뒤처지는 게 아닐까? 아이를 가지면 내 인생은 이제 끝나는 게 아닐까? 아이를 키우느라 부부 중 한 사람의 커리어가 멈추면, 돈 들어갈 일이 점점 더 많아지는 인생의 중반을 어떻게 살까?’ 행복한 가정에 대한 기대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이 모든 시대적 불안을 뚫고, 사랑해서 결혼하고, 자녀를 낳는 믿음의 결단과 희생까지 해낸 부부들에게 ‘잘했다, 대단하다’ 칭찬과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 시대는 당연한 것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은 시대가 되어버렸으니까. 그야말로 한 인간이 이루어낼 수 있는 최고의 업적을 향해 용기 있는 걸음을 내디딘 것이리라! 문제는
아기를 기다리는 부부가 알아야 할 것 (feat. 자녀들을 출가시킨 부모님의 역할) 서지현 사모(가정의 힘 사무국장, 교육위원) 요즘은 결혼도 늦어지고, 결혼해도 아이를 갖지 않는 가정들(딩크족)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이를 기다리는 부부들, 아이를 원하지만 계획대로 잘 되지 않아 기도하는 가정들도 많이 있지요. 어떤 경우든지 크리스천 부부라면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녀는 단순히 나의 만족을 위한 도구나 피하고 싶은 귀찮은 짐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크신 계획의 일부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녀들을 결혼시켜 떠나보내고 이제는 뒤에서 기도해 주는 역할을 맡은 부모님들과 조부모님들도 아셔야 될 것입니다. 그러면, 자녀를 계획하거나 기다리는 부부들이 꼭 알아야 할 성경의 가르침이 무엇일까요? 우리는 하나님의 더 큰 계획의 일부인 자녀를 어떻게 바라보고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까요? 먼저, 자녀를 출산하는 일은 하나님이 창조 때부터 주신 명령이자 축복이란 사실입니다. 창세기 1장 28절에 나오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그것을 보여줍니다. 유대인들은 이 말씀을 최초의 미쯔바(계명)라고 부릅니다. 사실 이것은 명령이기도 하지만 먼저는
독수리기독학교의 가정과 함께 하는 교육 이윤석 목사 (독수리 기독아카데미 연구소장, 가정의 힘 교육위원) 독수리기독학교는 “탁월한 영성, 성숙한 인성, 뛰어난 지성, 그리스도의 군사를 역사 속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갖고 있다.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한 바른 영성, 이웃과 어울리며 건전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성, 현대 사회의 폭발적인 지식과 기술의 발전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성을 균형적으로 갖춘 인재, 거기에 더하여 역사의식과 투철한 소명의식을 가진 인재, 잘 훈련된 군사와 같은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학교의 목표다. 그동안 한국의 공교육 체제는 영성, 인성, 지성의 균형적 교육이란 관점에서 보자면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인 기독교 신앙 교육이란 불가능하고, 적극적인 인성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지성 교육에 치우쳐 있지만 이마저도 학교만 믿고 있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학생들은 선행학습과 과다한 사교육 의존을 떨쳐버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공교육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캐치 프레이즈가 표방하는 것과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독수리기독학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교육의 원리가 바로 ‘학원과 함
안혜성 집사 (가정의 힘) 요즘 우리 집 식탁 위에는 작은 화이트보드가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과 밥 먹기 전에 함께 신나는 목소리로 읽는 짧은 성경구절이 씌여있는 보드입니다. 말씀이 바뀌는 주기는 보통 일주일인데 그 정도 기간이면 아이들은 금세 외워버리고 후다닥 읽어버리기 일쑤입니다. 이번 주의 말씀은 가정세움학교의 핵심 말씀 중 하나인 신명기 6장 5절 입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얘들아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어떤 거라고 생각하니?” “하나님 말씀을 순종하는 거요!” “순종하는 게 뭔데?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순종이 뭘까?” “하나님 말씀 외우는 거요? 하나님 말씀대로 행동하는 거요!” “그것도 물론 맞아. 그런데 그것뿐만이 아니라 너희들은 힘껏 놀고, 열심히 공부하고 그리고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만한 마음으로 감사히 하는 모든 것들이야. 만일 하나님께서 공부 1등한 사람만 내 자녀로 삼아야겠다 하셨으면 세상엔 하나님 자녀가 몇 명 없겠지. 그렇지만 하나님은 마음을 보신다고 하셨거든. 마음을 드리는 건 어린이인 너도 할수 있는 일이야.
미국의 조지 바나 연구소 (https://www.barna.com/) 에서 2020년에 실시한 <자녀들의 신앙형성과 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측정> 통계조사 결과입니다. 기독교 지도자 6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자녀의 신앙에 부모와 가족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교회 사역에서 부모들을 코칭하는 것은 가장 후순위로 밀려나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한편, 부모들은 자녀를 교육하고, 신앙을 형성하는 방법에 대해 지도를 받고 싶어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은 자녀 교육 주체인 부모, 학교, 교회 지도자들이 협력하여 믿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자녀들의 신앙 형성과 발달에 있는 영향력 있는 인물 1순위 : 부모(99%) 2순위 : 교회 (92%) 3순위 : 크리스천 공동체 (70%) 4순위 : 학교 (68%) 2) 교회는 자녀들의 신앙형성을 위해 어떤 사역을 우선시하는가? 1순위 : 주일학교( 73%) 2순위 : 공예배 참석 독려( 37%) 3순위: 캠프나 여름성경학교(36%) 5순위: 어린이 제자훈련(29%) 6순위: 부모들이 가정에서 영
구원의 새날을 여는 어머니의 기도 출애굽기 1:15-2:10은 이스라엘 자손이 이집트의 노예로 학대받고 신음하던 어두운 시절에 하나님의 구원의 서막이 서서히 밝아오는 장면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 구원의 서막에 주역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평범한 여인들이라는 사실입니다. (1) 첫 번째 주역은 히브리 산파 십브라와 브아입니다. 흥미롭게도 본문은 애굽 왕의 이름은 밝히지 않고 십브라와 브아라는 평범한 여인들의 이름을 주목합니다. 역사에서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이름은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왜 그들에게 관심을 두십니까? 히브리 남자아이들이 태어나면 다 죽이라는 파라오의 명령을 무서워하지 않고 히브리 남자아이들을 살려 하나님의 백성들을 보존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힘없는 여인들이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의 중심을 가졌기에 파라오의 절대 권력을 비웃을 수 있는 진정한 영웅들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믿음과 순종으로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이 위기 속에서도 계속 성취되었습니다. (2) 두 번째로 인물은 이름 없는 ‘어머니’입니다. 산파들을 협박해서 히브리 남자 아이들을 모두 죽이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파라오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에게 남자 아이가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