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화와 싸우는 가정 이야기
제가 아는 한 목사님 아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자사고에 입학했습니다. 그 아들은 중학교 때까지 사교육 없이 혼자 공부해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자사고에 간 이유도 일반고보다 ‘자유로운’ 커리큘럼이 좋아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서 보니 거기에 온 학생들은 대다수가 학원에서 엄청나게 선행학습을 하고 왔다는 것입니다. 이 아이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아이들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수학에서 격차가 많이 났습니다. 마치 그 아이들과 차원이 다른 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아버지 목사님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학교에 대한 배신감도 든다고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또 이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학 과외가 한 달에 무려 오백만원짜리 라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미안하긴 뭐가 미안합니까? 목사님 아들은 그 아이들보다 훨씬 더 위에 있는 상위 리그에서 뛰고 있는데요. 아이에게 그걸 가르쳐 주셔야죠.” 세상의 논리로만 보면, 비싼 학원비 내고 선행학습 많이 한 아이들이 경쟁에서 앞서가는 것 같고, 그렇지 못한 가난한 가정의 아이는 불리하고 손해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전혀 다릅니다. 다른 아이들은 그렇게 과도한 선행 학습과 경쟁 논리에 휘말려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있지만, 하나님 안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바로 알고, 그 모든 과정을 하나님 안에서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결과는 하나님께 믿음으로 맡길 수 있습니다. 진짜 ‘천상의 리그(SKY 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속화를 거스르는 신앙이고, 우리가 자녀들에게 전승해 주어야 할 거룩한 믿음의 문화입니다.
가정에서 이런 거룩한 문화를 만들고 자녀들에게 거룩한 문화를 전승하기 위해서는 첫째, 성경이 말하는 질서대로 가정을 세우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1,2,3강에서 살펴본 내용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가정예배를 확고하게 정착시키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어렵게 해 오셨을 수도 있고, 아니면 대단한 것도 아닌 거 같은데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가고 애들도 말을 안 들어서 해야 하나 고민될 수 있겠지만 가정예배가 우리 가정에 완전히 루틴이 되도록 정착시켜야 합니다. 가정예배는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신앙전승의 수단이고 통로이며 거룩한 문화의 핵심입니다.
저는 막내딸이 미국에 간 후 남편과 둘이 매일 아침 성경 한 장씩 읽고 기도하며 가정예배를 드렸습니다. 처음에는 재미도 없고 얘기도 안 통하고 또 신앙도 레벨이 잘 안 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꾸준히 계속하여 하나의 습관처럼 자리를 잡으니까 그 때부터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시작할 때는 하나님이 말씀하신 이 방법이 별 효과가 없는 것 같이 보일 수 있지만, 일단 정착이 되고 나면 하늘에서 가정을 위해 예비하신 것들을 놀랍게 누릴 수 있습니다. 새로운 역사가 일어나게 하는 가정예배를 꼭 정착시키기 바랍니다.
세 번째는 가정의 거룩함을 분명한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세속화와 끊임없이 싸우며, 세상의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거룩한 가정을 세우는 일과 그것을 다음 세대로 전승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부모 된 우리에게 부여하신 과제입니다. 이 목표와 과제를 최우선에 두고, 다른 어떤 것과도 바꾸지 않아야 합니다.
<가정이 중심되는 하나님 나라 교육 : 가정세움학교> 제 4강 거룩한 문화를 전승하는 가정 중에서
단혜향 교장 (독수리학교, 가정의 힘 교육위원장)
* 단혜향 교장은 기독대안학교인 독수리교육공동체의 설립자이며, 초대교장으로, 지난 20년간 하나님 나라의 열매맺는 교사, 학생, 학부모들을 세우는 일에 분투해왔다. 독수리학교는 영성과 실력을 겸비한 하나님 나라의 군사들을 길러낸다는 교육이념으로 1999년도에 분당에 설립하여, 현재 판교 캠퍼스(1,2)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기독 대안학교로 자리잡고, 믿음으로 훌륭한 기독인재들을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