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결혼과 가정에 대한 말씀이 많이 나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부터 가정을 만드신 이야기가 있고(창2장), 예수님이 첫 기적을 행하신 것도 가나의 결혼 잔치에서였습니다(요2장). 계시록을 보면 세상의 마지막에도 어린양의 결혼잔치가 있습니다(계19장). 성경은 결혼에서 시작해 결혼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제도이고, 복의 통로이며, 하나님 나라의 기초단위입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많은 가정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가정의 복을 풍성히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정이 작은 하나님 나라가 되기보다 엉킨 실타래처럼 풀리지 않는 혼돈과 고통의 근원인 경우가 많은 현실입니다. 물론, 세상에 문제없는 가정은 없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은 변화와 회복을 꿈꿀 수 있다는 말입니다. 가정이 어떤 모습으로 회복되어야 하는지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가정의 원그림을 살펴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이 가정에 대해 원래부터 품고 계셨던 원그림은 무엇일까요? 그 답을 창세기 1장과 2장의 창조이야기에서부터 찾아가 보겠습니다.
1. 동등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남자와 여자
먼저, 성경은 남자와 여자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동등하게 창조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 온 땅과...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1:26-28)
남자와 여자가 모두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말은, 하나님의 대리자/아이콘이라는 뜻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여주는 형상(대리자)로서 온 세상을 다스리는 존재로 남자와 여자는 동등하게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축복과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사명을 동일하게 주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축복에는 결혼을 통해 자녀를 얻는 복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명령은 인간의 모든 문화적 활동을 포함합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에 인간의 지혜와 노동을 더해서 더 풍성하게 발전시켜 나가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창조 계획에는 남녀의 차이가 없습니다.
창세기가 기록된 시대는 철저하게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사회였습니다. 그런 시대에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동등하게 창조하셨다는 창세기1장의 선언은 파격 그 자체입니다. 그 시대에는 누구도 오늘날처럼 남녀평등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하나님의 형상이며 동일한 사명과 축복을 받았다는 창세기 1장의 선언은 여성의 입장에서는 시대를 거스르는 복음입니다. 여성은 결코 남성의 부속품이나 소유물이 아니고, 고유한 목적과 사명을 가진, 하나님의 존귀한 형상입니다.
이 말씀은 오늘날의 문화가 여성을 대하는 방식과 매우 다른 관점을 제공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의든 타의든 여성의 가치를 외모에서 찾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렇지 않습니다. 잠언 31장을 보면, 이상적 여성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현숙한 여인에 대한 묘사가 나옵니다. 여기에는 외모에 대한 칭찬이 전혀 없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강하고 유능한 여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집안일만 잘 챙기는 게 아니라, 사업도 잘하고, 부지런하고, 품위 있고, 너그럽고, 솜씨 좋고, 못하는 게 없습니다. 자녀들은 일어나서 그녀의 덕행을 감사하고 남편은 그녀를 칭찬하며, 이렇게 축복합니다.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잠 31:30).
거짓되다는 것은 속기 쉽다는 것이고, 헛되다는 짧고 덧없이 지나간다는 뜻입니다. 외모의 아름다움은 속기 쉽고, 짧게 지나가기에, 여성의 존귀함은 외모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사명을 다하는 데 있다고 말씀하는 겁니다.
남성들은 이것을 기억하고, 아내의 외모보다, 아내의 신앙과 덕행을 더 칭찬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아내들이 자녀를 낳고 양육하다보면 처녀 때의 날씬한 몸매로 회복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이 주신 내 아내가 최고다 생각하고 귀히 여겨야 합니다. 결혼한 남성이 다른 젊은 여자들을 쳐다보고 부인과 비교하면 안됩니다. 결혼하지 않은 남성들도 여성을 외모로 평가하고 등급을 매기면 안 됩니다. 여성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그 자체로 존귀한 존재며 남성과 동등한 파트너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 문화는 결혼을 여성의 족쇄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사랑의 무덤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에게 동등하게 주신 축복과 사명을 함께 이루어가는 기초로서 결혼을 말합니다. 우리는 세상이 뭐라고 하든지, 하나님의 관점에서 결혼과 가정을 바라봐야 합니다. 내 배우자, 내 파트너가 비록 단점도 많고, 완벽하지 않아도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존귀하고 복되다, 나와 동등하다, 이렇게 믿고 서로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사랑하는 배우자에게 이렇게 고백해 보세요.
‘당신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존귀하고 아름답습니다!’
배준완 목사/서지현 사모(일원동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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