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를 만나 대화를 나눌 때였습니다. 젊은 예비 신부가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후회가 많다고 해서 살짝 놀랐습니다. 어떤 결정을 해도, 하기 전에 망설이고, 하면서 후회하고, 하고 나서도 후회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한 젊은 엄마에게서도 비슷한 말을 들었습니다. 아이들을 초등학교까지 키우면서 ‘내가 그때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했어야하는데’ 뒤늦은 후회가 많다고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최선을 다하고 있고, 좋은 삶을 위해 지나칠만큼 노력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이토록 불안과 후회가 많을까요?
몇 년 전 TED에서 ‘부모들에게 행복은 아주 높은 목표’라는 강연을 봤습니다. 뉴욕 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이고 <부모로 산다는 것>의 저자인 제니퍼 시니어의 흥미로운 강연이었습니다. 오늘날 부모들이 어떤 세대보다 자녀들을 위해 더 노력하고 있음에도 행복하지 않고 불안과 후회가 많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행복은 그 자체를 목표로 할 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높은 가치를 추구할 때 따라오는 부산물이라는 겁니다. 행복을 목표로 하는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시대는 너무나 손에 잡기 어려운 행복을 향해 너도 나도 달려가고 있으니, 오히려 불안하고 후회가 많은 겁니다.
성경은 어디서도 우리 가정이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거나, 자녀의 행복을 위해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 가정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며, 그렇게 자녀를 가르치는 것이 복이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평생 신실하게 지켜 행하면 ‘네가 복을 받고 하나님이 주신 땅에서 크게 번성할 것이라’고 약속합니다(신6:2-3). 우리 가정이 변함없는 행복을 누리는 비결(?)은 하나님을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분으로 믿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와 내 자녀의 행복 추구가 아니라, 그 분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할 때, 행복과 성취, 자아존중감 기쁨과 만족 같은 부산물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입니다(마6:33).
새 출발을 앞둔 예비부부는 눈을 반짝이며 이 말씀을 경청해 주었습니다. 복된 가정을 세우고 싶은 이들의 진심이 느껴졌고, 그 마음이 변함없기를 축복했습니다. 동시에, 행복을 얻기 위해 손에 쥔 패가 너무 많아 어떤 것도 하나님 앞에 내려놓지 못하는 가정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가진 패들이 무용지물이란 걸 알고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가정의 목표를 재조정해야 합니다. 가정의 목표는 행복이 아니라,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며 그 분의 말씀을 경청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신6:4-5).
할머니 행복하게 사셨어요?
난 내 인생을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아. 내게 주어진 시간과 재능을 제대로 잘 썼나?
내가 있어서 세상이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었나?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묻지.
.......
'당신은 오늘 쉴 자격이 있어요'라고 쓰는 사람은 세상에 영향을 미칠지언정
세상에 힘을 보태지는 못할 것이다.
- 메리 파이퍼 -
서지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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