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서 시작되는 공부 _과정주의 교육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서의 교육! 

 

단혜향 교장 (독수리 기독학교)

 

저희 독수리학교가 교육의 중점에 두는 첫 번째 원리는 ‘과정주의’입니다.  성경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네가 어떤 맘으로 했어?’ 가 하나님의 질문이고 ‘그 마음 내가 받을 게’가 하나님의 답입니다. 세상은 물론 철저히 결과주의입니다. 무슨 말을 해도 다 소용없고, 회사에서도,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어떻게든지 결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결과주의는 사실 죄의 본성입니다. 인간이 선악과를 따먹고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 되고, 하나님이 되고 싶어했던 것처럼, 스스로 모든 결과를 다 통제 하려는 겁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서 원하는 결과들을 계속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면 어떡하지, 이거 꼭 그렇게 되어야 되는데’ 매일 불안하고, 초조하고, 두렵습니다. 부모님들도, 아이들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씀하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 안에서 구원 받았고,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면, 세상에서 도태될까요? 아닙니다. 성경은 믿음이 세상을 이긴다(요일5:4)고 말씀합니다. ‘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 즉 인간의 욕망에서 나온 거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거 아니다’고 말씀하면서 (요일 2:15-16)  '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믿음이 못 이길 것처럼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의 크리스쳔들은 믿음이 세상을 이긴다고 못 믿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자기 인생에서 어느 한 부분은 믿음으로 이룬 작은 퍼즐조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작은 영역 외의 나머지 부분에선 믿음이 못 이길 것 같고, 그게 가능할 거라 상상조차 안 합니다. 그래서 세상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서 합니다. 그것이 세속화입니다.

 

오늘날 세상이 우리를 밟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소금이 짠 맛을 못 내니까 밖에 버려져 밟히는 겁니다. 사람들이 ‘개독교’라고 조롱하는 것도 저희가 믿는 모습을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분명한 믿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면,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밟지 못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이해가 안 되는 방식으로 사는데 자기들이 평생 원했던 것 이상의 것까지 누리며 사니까요. 세상적으로 돈과 좋은 직업 이런 것을 넘어, 하늘의 평강을 누리는 겁니다. 아이가 공부 안하고, 밖에 나가서 공만 뻥뻥 차고 오는데도, 그 아이가 귀하게 보이고 사랑스러운 겁니다. 믿음이 없으면 어떻게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까? 하나님의 선물이고 복입니다. 그런데 결국 그 아이가 인물이 되고, 세상에서 쓰임 받는 아이가 됩니다.

 

하나님은 ‘내가 보는 것은 외모가 아니라, 중심이다.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삼상16:17). 우리는 흔히 내가 뭔가 훌륭한 일을 하거나, 자녀들이 좋은 대학을 다니거나, 남편이 돈을 잘 벌고, 승승장구하면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실 거라고 착각합니다.

 

 

제가 학교에서 12학년 고3아이들을 면담하면서 이런 대화를 많이 나눴습니다. ‘ 왜 공부하니? 대학 안가도 얼마든지 먹고 살아. 왜 꼭 공부 하려고 해?’ 이렇게 물으면 아이들이 ‘그래도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가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요’ 그럽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 야, 사기 치지 마. 성경 어디에 좋은 대학 가면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신다는 구절이 있니? 그런 구절 있으면 나한테 말해봐.’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우리는 집요하게 결과를 원합니다.

 

부모님들도 ‘ 네가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얼마나 하나님께 영광이 되겠니 ’ 이렇게 사기를 치면서 아이들을 미혹합니다. 하지만 이제 고3쯤 되면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 그래, 엄마 아빠는 그럴 수 있어. 부모님은 네가 잘 되기 바라시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지, 그러나 너는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하니?’ 그러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정신적인 독립을 합니다.  함께 서로 위해 기도하면서 말씀 붙들고 스스로 싸우게 됩니다. 그것이 과정주의입니다.

 

 

우리는 시험 점수 가지고 천국가지 않습니다. ‘저 올백인데요’ 이렇게 천국 갈 수가 없습니다. 물론 당연히 예수님의 피로 구원 받아서 천국 갑니다. ‘수능이 다 쫙 1등급 깔았어요’ ‘제가 삼성에서 사장단까지 갔습니다’ 그런 걸로 천국 가는 게 아닙니다. 그럼 천국 갈 때 뭘 가지고 갈까요? 내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을 가지고 했느냐, 그걸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겁니다.

 

저는 계속 고3들에게 ‘ 점수 생각하지 마라. 등급 생각하지 마라. 대학 생각하지 마라’ 그럽니다. ‘ 그럼 뭐 생각해요?’ 아이들이 묻습니다. ‘ 너 정말 공부할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니?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공부를 해서 공부가 예배가 되어야 해. 공부할 기회가 없어서 엉망진창인 삶을 사는 사람이 세상에 수십억이야. 그 사람들을 고통에서 조금이라도 건져내기 위해서 네가 무얼 했는지, 어떤 삶으로 보답하려고 했는지, 그것만 하나님 앞에 남아.’ 그러면서 예배로서 공부, 사랑으로서 공부를 가르칩니다. 그러다 점수에 대한 욕구가 자꾸 올라오면 그것과 싸우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끊임없이 자기 마음과 싸워서 정말 예배로서, 감사와 사랑으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담금질하는 겁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제 알 것 같다’고 스스로 느끼면 그 다음부터는 머리가 확 열립니다. 공부가 무거운 짐이 아니라, 기쁘고 즐겁습니다. 희한하게도, 결과를 내려놓으니까,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물론 그러다가도 넘어지지만, 어떻게 다시 돌아가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집중이 안 돼서 4~5시간 앉아 있어도 계속 딴 생각하고, 왔다 갔다 하면서 뭐 먹고, 정작 집중한 시간은 10분도 안되던 아이들이 집중하기 시작하고, 공부가 재밌어집니다. 어떤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살아야 할까 원대한 소망과 동기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요즘 청소년 우울증이 심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고등학생 쯤 되면 완전 널부러져서 무기력하게 지냅니다.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합니다. 학교 가도 잠만 자고, 공부만 안하는 게 아니라 다른 것도 안하고, 아무 소망이 없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과정주의는 굉장히 중요한 원리입니다. 결과는 하나님의 영역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면 자유가 생깁니다. 사실 과정주의처럼 공평한 것도 없습니다. 마음을 드리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으니 금수저, 흙수저가 상관없기 때문입니다. 환경 탓, 사람 탓 할 필요 없이 누구나 마음을 드릴 수는 있습니다.

 

- 단혜향 교장,  < 가정이 중심되는 하나님 나라 교육 : 가정세움학교>(2020년 발간예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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