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돼!

공부 부담에 짖눌린 자녀들에게 꼭 해주어야 하는 말

 

단혜향 교장 (독수리학교, 가정의 힘 교육위워장)

 

인생의 모든 스텝에는 주어진 과제(과업)가 있습니다. 엄마 뱃속에  있는 아이도 산도를 뚫고 나와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사실 그게 얼마나 고생스러운지 모릅니다. 아이들이 젖꼭지 뗄 때도 엄청나게 고통스럽습니다. 그래도 그 과정을 겪어야 하는 겁니다. 아무 데서나 기저귀에 싸면 됐는데, 때가 되면 엄마 쉬, 응가 표현해야 하고, 기저귀를 가려야 합니다. 모든 사람은 그 나이 때에 해야 하는 과업이 있는 것입니다. 중고등학생 시기는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 시기에는 먹을 것, 입을 것 다 챙겨 주면서 공부하도록 지원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공부할 기회를 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친구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내가 뭐가 잘나서 수많은 아이들이 가지지 못하는 기회를 가졌나, 그 수많은 아이들에게 나는 빚진 사람이다, 이런 마음이 억지로가 아니라 스스로 우러나야 합니다. 

 

 

저희 학교 아이들도 학업이 주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게 큽니다. 그 아이들도 '다 잘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아이들은 훌륭한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 나 개판으로 살 거야’ 이런 아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 내가 진짜 훌륭한 삶을 살 수 있을까? ‘ 자신이 없는 것뿐입니다. 제가 7학년(중1) OT를 하면서 신입생들에게 ’지금까지 살아온 거 후회가 많다는 사람 손들어 봐‘ 하면 97%가 손을 듭니다. 자기가 잘 못 살아왔다는 걸 스스로도 압니다. 성실하지 않았다, 정직하지 않았다, 다 알고 정확하게 평가를 합니다. 그걸 엄마가 얘기하니까 짜증내는 것뿐입니다. ’ 나에게 인생이 주어지면 다시 살고 싶다‘ 97%가 손듭니다. 모두가 잘 살고 싶어 하는데, 잘 사는 방법이 바로 (결과주의가 아닌) 과정주의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안 했더라도, ’ 괜찮아. 지금부터 하면 돼‘라고 말합니다. 열심히 잘 가는 것 같다가도 실수를 합니다. 그럼 ’ 안 돼!‘ 하며 낙심하지요. 저는 ’ 안 되긴 뭘 안 돼. 괜찮아, 다시 하면 돼! ‘ 그럽니다. 지금까지 안한 것 한꺼번에 하려니까 할 게 너무 많은 겁니다. ‘이거 너무 많아서 못하겠어. 이걸 다 어떻게 해.’ 그럴 때 저희는 ‘ 괜찮아,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돼.’ 라고 합니다. 저희 학교 학생들에게 수없이 반복시키는 구호입니다. 저희 학교 선생님들도 업무가 너무 많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이렇게 말합니다. ‘ 괜찮아.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거야.’ 저 자신한테도 이렇게 말해요. 뼈가 으스러지고 머리가 터져라가 아니라,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되는 겁니다.

 

 

이 구호를 어느 집회에서 이야기 했는데 다 끝나고 나서 어떤 고등학교 여학생이 찾아왔습니다. 자기가 드디어 해방되었다는 겁니다. 외국에 갔다가 다시 들어왔는데, 수학이 할 게 너무 많아서 애가 매일 울고, 학원에 가서도 매일 울었답니다. 근데 이제는 진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겠다고, 드디어 해방됐다고 기뻐합니다. ‘ 그래 너 자유야.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돼’ 그런데 그렇게 조금 헐렁해지면(?) 결국 다 해냅니다. 우리 학교에 그런 아이들이 진짜 많습니다. ‘ 너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푹~ 자! 그게 하나님 뜻이야.’ 그렇게 이야기 했는데, 오히려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다하는 겁니다.

 

과제를 매일 미루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너무 할 게 많아서 도저히 다 못 하겠다 생각하고 계속 미루는 습관이 생긴 겁니다. 그런데 ‘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지 뭐’ 하니까 다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됩니다. 저는 방학 때 놀라고 합니다. 엄마가 놀지 못하게 한다고 하면 전화합니다. 놀아야 그 다음에 또 뭘 배울 수 있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요즘 애들처럼 하루 종일 공부만 하고 살수 있습니까? 솔직히 저는 그렇게 못 삽니다. 중간에 멍 때리고 있을 때가 있어야 삽니다 물론, 특이한 애들 한,두명은 그렇게 살 수 있어요. 근데 모든 엄마들은 자기 아이가 다 그런 특이한 아이인 줄 알고 그렇게 살기를 기대합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본분으로서 공부를 감사하며 하는 아이, 사랑으로 공부하는 아이가 의대 가는 것은 봤습니다. 의대에 간 한 친구가, 자기는 눈 깜빡이는 시간이 아깝다고 합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을 도와주어야 되는데 진짜 시간이 아까워서 화장실도 못 가겠다는 겁니다. 하나님이 진짜 사명을 붙들게 하시니까 그렇게 되는 겁니다. 부모님들이 세상에서 성공하는 자녀로 만들고 싶으면 절대로 말 안 듣습니다. 그게 다 사기인데 그 말을 왜 듣겠어요? 그냥 하나님 앞에 두시면, 하나님이 그 아이들을 데려가 쓰십니다. 그게 진리를 따라가는 사람들이 누리는 특권입니다.

 

<가정이 중심되는 하나님 나라교육: 가정세움학교>(2020년 발간예정) 중에서- 

 

* 단혜향 교장은 기독대안학교인 독수리교육공동체의 설립자이며, 초대교장으로, 지난 20년간 하나님 나라의 열매맺는 교사, 학생, 학부모들을 세우는 일에 분투해왔다. 독수리학교는 영성과 실력을 겸비한 하나님 나라의 군사들을 길러낸다는 교육이념으로 1999년도에 분당에 설립하여, 현재 판교 캠퍼스(1,2)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기독 대안학교로 자리잡고, 믿음으로 훌륭한 기독인재들을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사진 출처 : pixabay, adobe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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