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어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부모도 마치 새로 학교에 입학한 것처럼 긴장하게 되고, 두려움과 걱정이 밀려옵니다. ‘ 아직 마냥 아기 같은 우리 아이가 학교 가서 과연 잘 해낼까? 공부도 잘 따라가야 할 텐데. 친구 관계는 문제가 없을까? 선생님은 우리 아이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도와줄까? 아이가 적응을 잘 못 하고 공부에 흥미나 자신감을 잃으면 어떻하나?’ 온갖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이는 생각보다 의연하게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잘 해내는 것을 봅니다. 등교 첫날부터 ‘ 엄마, 다녀올게요.’ 손을 흔들며 가는 뒷모습을 보면 ‘ 언제 우리 아이가 저렇게 컸나’ 아쉽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이제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독립성을 조금씩 길러가야 하는 나이입니다. 유치원 때까지는 옷 입는 것, 밥 먹는 것, 등원하는 것 모두 부모의 도움을 받았다면, 이제 학교에 가면서부터는 스스로 옷 입고, 밥 먹고, 가방 챙기고, 준비물 챙겨서 시간 맞춰 등교하는 것을 훈련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부도 스스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로서는 일생일대의 어려운 과업을 처음으로 맞닥뜨린 셈이지요. 7살부터 미리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위해 이런 연습을 했다면 더 빨리 적응할 수 있겠지만, 미처 준비가 안 된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가서 이런 일을 갑자기 스스로 해내기가 어려운 것도 당연합니다.

 

 

저희 아이도 아침에 등교 준비를 할 때 해야 할 일을 빨리 안 하고 등교할 시간이 가까워 오는 데도 침대에 누워 여유를 부릴 때가 많았어요. 엄마는 속이 터지지만 아이는 혼자 태연한 거죠. 그럴 때 화를 내거나 잔소리를 퍼붓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가 왜 그렇게 하는지 아이 마음을 읽어 주어야 합니다. “ 소리가 아직 학교 갈 준비를 하지 않았네. 학교에 가기 싫은 거니? ” “ 아니에요.” “ 그럼, 지각해도 좋은 거야? 지금 준비를 안 하면 지각할 텐데” “ 어린이집 다닐 때는 아무리 늦어도 엄마가 그냥 데려갔잖아요. 어떤 날은 점심 먹고 오후에 가기도 하고.” 알고보니, 아이는 자기가 초등학생이 되었다는 사실을 아직 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잘못은 아이가 아니라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시간 개념을 알려주고, 스스로 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훈련하지 않은 엄마에게 있었던 거죠. 하지만, 괜찮습니다. 지금부터 엄마도, 아이도 하나씩 배우고 훈련하면 되니까요.

 

먼저, 아이에게 지각하지 않고 학교에 도착하려면 몇 시에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지 인내하며 반복해서 알려줍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옷 입는 데 몇 분, 밥 먹고 양치하는 데 몇 분, 가방과 준비물 챙기는 데 몇 분이 걸릴지 아이와 함께 미리 이야기해 봅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세분해서 표를 같이 그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시간이 40분 정도 걸린다면, 그보다 좀 더 여유 있게 아이를 깨워야겠죠. 아직 어린아이들은 동작이 빠르지 않으니까요. 엄마가 깨울 때 즉각 일어나려면 밤에 일찍 자야 한다는 것도, 평소 차분한 톤으로 계속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인내심을 갖고 반복하다 보면, 아이의 머리속에 아침에 일어나서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 그림으로 그려지고, 마침내 몸으로 그걸 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자기 주도성의 가장 기초입니다. 창의적인 아이는 자기 주도성과 스스로 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 아이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알아서 다 챙겨주고, 일일이 뭘 해야 하는지 지시하고 잔소리하다 보면, 아이는 자기 주도성을 가질 내적 동기가 하나도 없어집니다. 엄마가 알아서 다 해주는 게 편한데 왜 굳이 피곤하게 자기 주도성을 갖겠습니까.

 

 

초등학교 1학년은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새로운 도전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아이가 잘 해내리라 믿고 기다려야 합니다. 엄마가 조바심이 나서 앞서가며 다 챙겨주지 마세요.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 아침에 학교 가는 일은 내 일이구나, 내가 안 챙기면 안 되는구나.’ 마음으로 깨달을 수 있도록 기다려 주세요. 그걸 인내하며 보고 있기가 부모로서 너무 답답하다면 간절히 기도하며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면 됩니다. 결국 아이는 언젠가 부모 손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을 잡고 자기 길을 가야 할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아이의 손을 항상 놓지 않고 잡아주실 분은 하나님 한 분밖에 없습니다. ‘ 하나님, 우리 아이가 오늘도 하나님 손을 굳게 잡고 학교에 가도록 동행해 주세요.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즐겁게, 인내하며 할 수 있도록 아이의 마음을 지도하시고 다스려 주세요. 제가 인내하며 믿음으로 기다리는 엄마가 되도록, 저의 마음도 지켜 주시고 다스려 주세요.’ 매 순간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면, 어느새 엄마 생각보다 훨씬 빨리 훌쩍 성장해 있는 아이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서지현 사모 (가정의 힘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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