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우(도움과 나눔 대표)
가정, 사회의 심장
구약성도들에게 있어서 가정은 예배와 삶의 중심이었다. ‘ 아비의 집 (바이트 아브)’라는 단어로 상징되는 가정은 1) 모든 경제적/사회적 생산과 보호의 근원
2) 예배와 신앙교육의 중심
3) 이웃 돕기, 자선과 구제 - 체다카의 근원이었다.
모세오경에 가족과 관련된 율법이 그토록 많은 이유, 유대인들이 가정을 사회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유대인에게 있어서 가정 중심의 예배의 의미가 가장 잘 나타난 것이 '안식일 가정예배'이다. 안식일 가정예배의 핵심적인 순서들과 의미들을 살펴보며,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시사점을 나누고자 한다.
안식일 예배의 순서와 구성요소
금요일 오후가 되면 대부분의 가족 구성원은 집으로 향한다. 분위기가 굉장히 들떠 있고, 많은 경우 꽃을 준비해서 간다. 해가 지기 전 어머니가 가족의 수만큼 초에 불을 붙이는 것으로 안식일이 시작된다. 가정에 빛과 밝음을 가져오는 것은 어머니라는 뜻이 있다. 아이들이 초에 불을 붙이는 것에 동참하기도 하는데 무척 재미있어 한다.
초를 켠 다음, 옷을 챙겨 입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회당으로 이동한다. 내가 초대받았던 가정의 경우에는 개도 함께 동행했다. 회당의 구성원들이 인도하는 회당의 예배에서 순서에 따라 1시간30분정도 예배를 드리고 난 이후 다시 집으로 이동한다.
집에 돌아 온 후, 가장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을 아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잠언 31장의 ‘현숙한 여인’에 대한 말씀으로 아내를 축복하는 것이다. 부부싸움을 했을 때에도 이 일을 한다고 한다.
다음은 부모가 아이들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한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서 포도주를 따르고, 빵을 땐다.
식탁의 예배는 매우 캐주얼하고 일상적인 느낌이었다. 가장인 아버지가 모든 순서를 주관하며, 식사를 하면서 너무도 편안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정치, 아이들 학교생활, 이웃집 이야기, 다른 나라 이야기.... 그런데 반드시 빼먹지 않는 것이 있다. 부모가 아이들이 그 주간에 읽은 성경에 대한 의미를 물어본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적으로 매주 동일한 본문을 읽고 묵상하는 전통이 지금까지 있다. 아이들과 끝없는 토론이 이어지면서, 일상과 세상의 일이 가족 식탁예배 속으로 들어온다.
밤을 지내고 또 온 가족이 회당에 가서 공동체와 함께 성경을 공부하고, 식사를 나누고 돌아온다. 그 이후 가족들은 해가 지기까지 여유로운 시간을 함께 보낸다.
유대인의 가정예배로 배울 수 있는 4 가지
하나. 가정의 예배와 교회의 예배가 하나의 셋트로 같이 간다. 우리도 토요일 저녁 가족들이 한 주를 마감하는 가족 식사를 하고 주일예배를 같이 준비하는 전통을 만들면 좋겠다.
둘, 가정 예배를 통해서 부모는 자녀들과 성경을 같이 나눌 뿐 아니라 아이들이 세상의 많은 일들을 성경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도록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가정이 ‘해석 공동체’의 역할을 감당하며, 신앙과 일상이 같이 간다는 것을 가르치는 현장이 된다.
셋, 남편이 아내를 축복해서 아내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함께 모일 때마다 부모가 아이들을 축복해서 아이들이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 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아이들이 하나님의 선하심, 공급하심과 인도하심에 대해 자연스럽게 신뢰를 가지도록 한다.
그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은 부모를 공경하는 것을 배운다. 부모 공경을 배우는 아이들은 평생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공급하심을 신뢰하고 살아갈 수 있다.
넷, 가정예배는 가족이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그들을 위해서 도움의 손길을 의논하고 베푸는 기회가 된다. 이 자리에서 쩨다카, 즉 자선의 문화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지식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경험을 축적한 아이들은 강건하고 성숙한 성인들로 자랄 수 있다.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티쿤 올람) 사람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가정예배가 자녀들의 꿈과 세상 속에서의 역할을 지지해주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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