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가정사역 패러다임 시프트

벼랑끝에 선 다음 세대 사역, 가정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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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청소년사역자들이 탈진과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아무리 아이들에게 좋다는 프로그램들을 동원하고, 수련회/캠프에 데려가도 그 때 뿐이고, 아이들이 전혀 변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 시대에는 사실 청소년 사역이 세상에서 제공해 주지 못하는 문화적인 신선한 충격이나 감동을 주면서 어필할 수 있었다. 또 수련회/캠프를 통해 마음 문을 연 아이들을 교회가 지속적 프로그램이나 관계망을 통해 붙잡고 양육시키는 일도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무섭게 달라져서, 청소년 문화가 발달하는 속도를 교회가 따라잡기가 어려운 시대다. 더 이상 '문화적 복음'으로 청소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말이다.

 

더구나 아무리 공들여 준비한 프로그램도 청소년들의 삶에 지속적인 변화와 영향력을 끼치기는 역부족이다. 이미 학원과 미디어, 각종 체험학습, 여가 프로그램과 화려한 문화들이 청소년들의 삶에 꽉 들어차 있기 때문에 교회가 차지할 수 있는 비중이  명백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한국교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교회는 이미 15~20년전부터 이런 현상이 진행되었고, 그에 대한 체계적 분석과 심도 있는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래서 청소년사역과 프로그램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자부하는 교단들과 단체들이 앞다투어 '가정중심의 사역'으로 방향전환을 시도해 왔다. 그리고 그동안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교회와 사역단체들이 꽤 있다.

 

미국 서든 침례신학교 (Southern Baptist Seminary) 의 교육학 교수인 티모시 폴 존스의 저서 <가정사역 패러다임 시프트>는 이러한 미국 교회의 가정사역의 지류들을 크게 세가지 관점에서 분류하고 핵심적으로 정리해 소개하고 있다.

 

먼저, 가정사역에 대한 기존의 패라다임 혹은 ‘가정사역’ 하면 쉽게 떠올리는 오해들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가정사역’이라고 하면 치유와 상담사역을 떠올리는 관점이다. 가정사역에는 물론 문제가 있는 가정에 대한 상담적, 치유적 도움도 필요하지만 이것이 가정사역의 본질은 아니다. 둘째, 가정사역은 교회가 가정을 대치하거나 성도들을 가족 같은 관계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교회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다. 교회가 가족 같은 공동체가 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이것이 가정사역의 핵심은 아니다.

 

가정사역이란 “ 자녀의 제자훈련에 주된 책임을 지고 있는 부모를 일깨우고 훈련시키고 책임지게 하기 위해 교회의 정책과 사역을 의도적으로, 지속적으로 재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저자는 정의한다.

 

 

이러한 가정사역의 모델은 크게 1) 가정통합사역 (Family-integrated Ministry), 2) 가정기초사역(Family-based ministry) 3) 가정구비사역(Family-Equipping Ministry)로 나눌 수 있다.

 

1) 가정통합사역은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는데 세대별, 연령별 구분이나 프로그램 없이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배우는 세대통합 모델이다. 따라서 부모들이 자녀를 제자화시키고 가르치는 책임이 무엇보다 강조된다.

 

2) 가정기초 사역은 기존의 연령별 프로그램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부모의 책임과 참여에 조금 더 무게를 두면서 모든 교육 프로그램에 부모의 자리와 역할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동참을 유도하는 모델이다.

 

3) 가정구비사역은 자녀교육의 일차적 책임자로서 부모에게 권한과 능력을 부여하되, 교회가 부모들을 구비시키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돕는 모델이다.

 

사실 이 3가지 모델들은 상호 연결되는 점이 많으며, 분명한 공통점을 가진다. 바로 성경적 가정의 원리와 부모 역할 특히, 아버지의 책임을 강조하며, 세대간의 연결과 통합에 중점을 둔다는 사실이다. 

 

 

모든 교회들이 어느 한가지 모델을 동일하게 적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각 모델들의 장점을 각 교회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면 된다. 우선, 가정통합사역은 처음부터 모든 교회가 쉽게 따라하기는 상당히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델은 부모의 회복과 가정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며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의 통합까지 큰 틀을 제시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방향설정에 있어서는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다.

 

가정기초사역은 기성 교회들이 연령별 사역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모들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회들이 가장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모델이다. 장기적으로는 가정통합사역을 지향하면서, 초기에는 가정기초사역의 여러 프로그램들을 활용하면서 점차 가정의 참여를 확대시켜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특히 불신자들이나 새신자들이 처음 교회에 왔을 때 가장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가정사역 모델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가정구비사역은 가정기초사역에서 가정통합모델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교회와 가정이 파트너가 되어서 서로 협력하는 모델이라는 것이 큰 장점이다. 가정의 목표가 '행복'이나 '성공'이 아닌, '거룩'과 '제자화'로 재조정되도록 교회가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가정을 돕고 소통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부모들에게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제자훈련방식에 대한 지침서를 제공하고, 정기적으로 가정을 위한 세미나를 가지며, 교회학교와 부모들이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소그룹/기도회 등의 시간을 꾸준히 마련하는 것이다. 

 

 

사실 이 세가지 가정사역의 모델은 미국에서 시작된 것이라, 한국적 상황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교회의 구조, 리더십과 소통방식, 가정의 구조, 부모역할, 교인들의 인식, 사회적 여건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가정사역의 방향이 매우 성경적이라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부모가 자녀의 신앙교육의 일차적 책임자'임을 성경은 분명히 거듭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정이 성령의 임재와 말씀의 빛이 비추는 '성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성경 전체의 방향과 분명하게 일치한다. 방향이 맞다면, 과정이 어떻든,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든, 어떤 실제적인 어려움이 있든 그 방향으로 가야만 할 것이다.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부모의 역할과 권위를 되찾고, 교회와 가정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파트너 관계로 목회의 전환을 추구하는 목회자와 지도자라면, 이 책이 제시하는 원리와 방법들에 대해 머리를 맟대고 함께 토론하고, 성경으로 다시 돌아가서 구체적인 실천과 적용방법들을 모색해야 한다. 무너져 가는 다음세대를 일으키고, 다음세대의 새로운  '부흥'을 기대할 수 있는 근원적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서지현 사모(가정의 힘 교육위원, 일원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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