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에 서면 가정의 힘이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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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목사(독수리기독학교 연구소장)

 

스포츠 경기에는 개인전이 있는가 하면 단체전도 있다. 쇼트트랙 경기 종목 중 ‘팀 추월’이란 종목은 세 명이 한 팀을 이루어 경기하는데 마지막으로 들어온 사람의 기록이 그 팀의 기록이 되므로 세 번째 선수의 기록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팀원 세 명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2018년 동계올림픽 때 한국 여자 팀 추월 종목 출전 선수들이 두 명은 빨리 들어오고 한 명은 많이 쳐진 채로 들어와 결국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마지막 선수의 기록이 팀의 기록이 되는데도 나 몰라라 하면서 앞서 들어온 두 선수는 시시덕거렸다.

 

이런 원리는 가정의 경우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남편과 아내, 자녀, 부모 등으로 구성되는 가정은 하나의 팀이다. 한 가정의 성과는 가정의 구성원 모두의 성과와 비례하는데 특히 가정 구성원 중 가장 약한 사람의 성과와 비례한다. 건강한 가정은 가정 구성원 모두의 성과, 특히 가장 약한 구성원의 성과를 최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으로 중요하게 요구되는 일이 있다. 바로 가정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의 자리에 바르게 서서 자신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단체 운동 경기인 축구의 경우 11명 각각의 자리가 있어서 그 자리를 잘 지키며 전체적인 포메이션을 잘 유지해야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가정도 마찬가지다. 축구에는 4-4-2, 4-3-3 등과 같은 포메이션이 있다. 그렇다면 가정에는 어떤 포메이션이 있을까?

 

 

가정의 핵심 포지션으로는 남편, 아내, 자녀가 있다. 우리가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남편은 남편의 자리에서 남편의 역할을, 아내는 아내의 자리에서 아내의 역할을, 자녀는 자녀의 자리에서 자녀의 역할을 각자 잘 수행하면 되는 거 아닐까 하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이게 바로 정답이다. 그런데 문제는 남편의 자리가 어딘지, 아내의 자리는 어딘지, 자녀의 자리를 어딘지, 그리고 남편, 아내, 자녀는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가 각자 담당해야 하는 고유한 자리와 역할이 있다. 어느 한 편이 두 자리를 모두 맡아 두 가지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두 사람이 역할을 나누어 맡아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역할을 감당해 주어야 가정의 틀이 잘 세워지고 필요한 가정의 기능들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남편이 가정을 돌보아야 하는 자신의 여러 책임은 방기하고 밖에서 돈을 버는 일에만 몰두한다면, 가정에서 아내와 자녀들에게 삶의 방향과 원리를 제시하고 가르치며 온 가족이 온전한 삶을 살아가도록 돌보는 일은 도대체 누가 해 줄 수 있을까? 만약 아내가 자녀들을 돌보는 실질적인 가정의 책임자인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자녀들을 적절히 양육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남편과 아내가 “둘이 연합하여 한 몸”이 됨으로써 온전한 인간상을 구현하는 성경의 원리를 따르지 않고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을 것처럼 모든 것을 혼자 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 가정에서는 힘이 솟아나기는커녕 오히려 힘이 빠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자기가 서야 할 자리에 바르게 서서 자기가 감당해야 할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이 가정의 힘이 솟아나게 하며 그 힘을 극대화하는 비결이다. 남편, 아내, 자녀가 각각 자신의 자리를 알고 각자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함으로 가정의 힘이 최고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