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하나님(?!)으로 세우신 부모를 공경하라
이윤석 목사 (독수리기독학교 연구소장)
부모 공경 계명의 독특성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께 받은 십계명은 신자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알려줍니다. 십계명 중에서 1~4번째 계명은 하나님에 대한 것이고, 6~10번째 계명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다섯 번째 계명인 이 부모 공경의 계명은 하나님에 대한 계명들과 사람에 대한 계명들 사이에 있으면서 부모와 자녀라는 독특한 관계를 이용하여 사람과 사람의 관계뿐 아니라 사람과 하나님의 관계에 대한 교훈도 준다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하나님은 부모에게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하여 독립적인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일을 맡기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어린 자녀들에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대신하여 보이는 하나님의 역할을 하면서 자녀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을 배우도록 해야 합니다. 자녀에게 부모는 그냥 수평적 관계에 있는 동료 인간이 아닙니다.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는 자녀에게 하나님을 대리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입니다.
부모 공경에 따르는 약속
부모를 공경하는 자녀는 특별한 복을 받습니다. 신명기 5장 16절은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명령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고 말합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자녀에게 하나님은 땅을 주시고, 그 자녀가 장수하며, 범사에 잘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에베소서 6장 1-3절에서도 이 계명을 다시금 언급합니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열 가지 계명 중에서 유일하게 계명 준수에 대한 보상이 약속으로 붙어 있습니다.
사실 어린 자녀들에게 부모는 실제로 하나님과 같이 느껴집니다. 유아나 미취학 아동들에게 부모는 더없이 큰 존재입니다. 초등학생 자녀들에게도 부모는 여전히 엄청난 존재입니다. 그러나 중학생 자녀들에게는 부모의 위상이 확 낮아지고, 고등학생 자녀들은 스스로를 부모와 비슷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하늘처럼 크게 느껴지는 시기에 있을 때 자녀에게 하나님의 성품을 더욱더 열심히 가르쳐야 합니다. 또한 자녀의 머리가 점점 커질수록 자녀를 수평적인 관계에 있는 다른 동료들처럼 대할 수 있도록, 조만간 때가 되면 독립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가족 족보의 기원, 하나님(?!)
누가복음 3장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는 아담의 위가 ‘하나님’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누가복음의 저자가 하나님을 아담의 아버지로 족보에 넣었습니다. 이것은 저자의 실수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아담을 아들처럼 여기셨습니다. 누가는 성령의 영감으로 이를 간파했습니다. 하나님은 아담을 아들로 여기고 아들 부부가 사랑이 가득한 가정을 이루어 장수하고 범사에 잘 되는 복을 누리길 원하셨습니다.
이런 독특한 관계 때문에 아담에게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다섯 번째 계명이 하나님에 대한 1~4계명과 같은 범주가 됩니다. 왜 그렇습니까? 아담이 공경할 부모는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아담에게 하나님은 아버지이면서 동시에 아담이 인류의 대표로 언약을 맺었던 하나님이셨습니다. 아담을 아들로 여기고 아담에게 하나님을 공경할 것을 요구하셨던 그 하나님이 지금 우리에게도 같은 요구를 하십니다. 그 하나님이 바로 우리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 하나님은 우리 인간과는 무한한 격차가 있는 초월적 존재이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우리를 자녀로 삼으신 분입니다.
비록 흠많고 불완전한 부모지만
모든 부모들은 아담과 하와에게 하나님이 기대하셨던 것처럼 하나님만을 섬기는 가정,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따라 자녀에게 사랑을 잘 베푸는 가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모든 자녀들은 성인이 되어 결혼하거나 독립할 때까지 부모를 하나님 경외하듯 순종하고 공경해야 합니다. 비록 육신의 부모가 불완전하고 흠이 많고, 부족하더라도 그래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대신하는 존재로서 하나님이 가정에 세우신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섬기는 중요한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본래 하나님이 가정이라는 기관을 처음 세우면서 의도했던 질서입니다.
(가정의 힘 = 관리자)